추억의 어린이 명랑만화

어제 아이큐점프에 연재했던 슈퍼트리오를 포스팅하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끄적거려봅니다.

제가 국민학교에 다니던 시절에 몇종류의 어린이 잡지가 있었습니다. '새소년', '어깨동무', '소년중앙' 등이 그것들인데요. (이것 외에 전 농협에 근무했던 어머님때문에 '어린이 새농민'이란 잡지를 한권 더 봤었죠.) 그중 어깨동무를 출판했던 육영재단에서 '보물섬'이라는 만화전용잡지를 발간하기 시작했죠. 요즘 세대에게도 잘 알려진 '아기공룡 둘리'가 처음 연재되었던 잡지이기도 합니다. 그 시절은 만화란 어린이들이나 보는걸로 인식되던 때였고, 또 할말을 맘편히 하던 시절이 아니었기에 만화의 소재로 쓸수 있던것도 매우 한정적이었습니다. (예전에 허영만 화백의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내용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크게는 명랑만화, 스포츠물, 시대물, 순정만화, 뭐 이 정도 장르로 다 커버되던 때였죠. 물론 당시에도 성인물이 있었지만 어린이 만화에 한정해서 말씀드립니다.

그 중, 단연 어린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던것은 명랑만화 계열이었습니다. 길창덕의 꺼벙이, 윤승운의 맹꽁이 서당, 신문수의 로봇 찌빠 등등은 당시에 높은 인기를 차지했던 만화들이었죠. 어린이용 만화다보니 주인공은 대부분 어린이였으며(보통 말썽꾸러기 어린이가 대부분이었죠.) 그림체부터가 극화와 대비되며 내용 또한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할수 있는 에피소드로 짜여지고 권선징악이라는 아주 단순한 구조로 결정되는 형태가 대부분입니다.

당시에 매우 좋아했던 만화, 윤승운 화백의 '요철 발명왕'
장래희망의 80%가 과학자이던 시절, 어린이라면 누구나 저런 자신만의 연구소(아지트?)를 꿈꾸었습니다.

지금은 웹툰이라는 새로운 매체도 등장했고, 만화를 주로 소비하는 계층이 어린이가 아니라 청소년과 젊은 20,30대가 되다보니 소재의 다양성이나 내용의 전개에 있어서 예전의 그것들과는 비교가 되지않습니다. 게다가 민주화의 영향으로 거의 제약없이 작가적인 상상력을 펼수있으니 창작자들에게는 좋은 세상이 되었다는건 분명합니다. (그로 인한 치열한 경쟁 및 수익구조의 변화, 저작권에 관한 문제 등등은 논외로 합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어린이 명랑만화를 찾아보기 힘들게 된것같습니다. 물론 제가 나이를 먹어서 이젠 명랑만화를 접할기회가 적어진것이기도 하지만, 이젠 초등학생들도 유치한(요즘 세태로 보면) 명랑만화를 보면서 키득거리기보다는 인터넷으로 메이플스토리를 하는것이 훨씬 더 익숙한 풍경이 되어버렸으니까요.

하지만 분명한것은 어린이 명랑만화의 쇠퇴를 꼭 안타까워하거나 하는것만은 아닙니다. 어찌보면 그 시절의 명랑만화는 창작의 소재를 제한하고, 어린이 문화는 이래야만 해~라는 편견의 시대에서 만화가들이 어린이들에게 보여줄수 있는 몇안되는 컨텐츠중 하나였을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명랑만화말고도 우리 어린이들이 보고 즐길거리가 많아졌다는 얘기도 되니까요. 그렇지만 가끔은 아주 가끔은 그 때의 명랑만화들이 그리워질때가 드는것은 어쩔수 없나봅니다.


           
(좌) 개인적으로 명랑만화 베스트로 꼽는 작품, 박수동 화백의 '홍길동과 헤딩박'
(우) 이정문 화백의 '심똘이',  심술로써 응징한다는 명랑만화중에서는 다소 특이한 소재였죠

뱀발: 김우영 화백(오성과 한음, 전우치)과 김영하 화백(고봉이와 페페, 짬보람보)의 요즘 근황이 많이 궁금하네요. 당시에 꽤나 인지도있는 만화가들이셨는데 요즘은 통 활동을 안하시는지 관련자료를 찾을 수가 없군요.

뱀발2: 예전에 유명했던 만화가들의 현재 근황을 알고계시는분들 계신가요? 이현세나 허영만같이 요즘도 왕성한 활동중이신분들 말고, 김철호(그라운드의 표범), 김삼(강가딘), 이진주(달려라 하니), 이희재(악동이), 이우정(맹렬 타키온), 이상무(독고탁), 이두호(바람소리), 신문수(로봇 찌빠), 윤준환(꾸러기), 장태산(소림사의 바람), 김형배(20세기 기사단), 이향원(이겨라 벤), 최신오, 신영식 등등...

by 우주인 | 2009/03/24 22:24 | 게임 & 만화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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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광대 at 2009/03/25 00:25
만화일기였나? 그런것도 좋아했고 어린이신문 같은거 정말 재미있었죠 지금은 그런게 없어서져...
Commented by 우주인 at 2009/03/25 01:47
맞아요. 어린이 신문에 연재하던 만화도 재미있었고, 이달학습이니 다달학습이니 하던 학습지에도 연재만화가 있었죠. 지금도 월간학습지에 만화정도는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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